<김유진님께서 올리신 글입니다.>
뮈렌을 아시나요?
저는 이번 여름의 기상악화로 인해 뜻하지 않은 행운을 얻었답니다. 바로 뮈렌을 방문할 수 있었던거죠. 첫배낭여행이라 융프라요흐에만 관심이 집중되더 있는 18명의 팀원들. 그들을 데리고 희뿌연 안개에 휩싸여 있는 융프라요흐에 올라가기엔 시간도, 돈도 너무 아까웠어요. 그렇다면 이에 버금갈만한 멋진 광경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텐데... 이러한 부담감을 안고 제가 선택한 곳이 바로 뮈렌이었습니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 다움 마을로 손꼽히며 그런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세금도 더 많이 낸다는 그 곳... 선배언니가 강추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스트 역을 출발했지요.
일단 개괄적인 설명을 해 볼께요.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출발하시면 됩니다. 라우터브루넨에서 기차를 바꾸어 타요. 물론 그 이후에 뮈렌까지 가는데 케일블 카며 기타 등등의 교통수단을 두번 더 바꿔타지요. (일단 뮈렌 간다고 하면 아저씨들이 다 알려줍니다. ^^:)
시간은, 중간 정착역에서 놀지만 않는다면 1시간이 채 안걸려요. 요금은 융프라요흐 가는 비용의 1/3도 안들지요.
그럼 이제 저의 느낌을 담아 이야기 해 볼께요.
뮈렌은 융프라요흐와 같은 웅장함은 없어요. 티틀리스나 필라투스 처럼 익사이팅하지도 않구요. 다만 그곳으로올라가는 도웆 바로 옆에 펼쳐지는 침엽수림의 거대함은 정말 놀랍지요. 그렇게 큰 나무들을 가까이 본 적은 없거든요. 손으로 만질 수도 있었어요. 뮈렌에게는 숨가쁘게 진행되는 일정 중에 꼭 한번 들러서 몸과 맘을 편히 쉴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조용하고 깨끗하고 신선한... 정말이지 너무너무 고요하고 아름다워서 붕붕 떠 있던 기분도 차분해지고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지요. 깨끗한 공기랑 주변의 환상적인 풍경 덕분에 감탄사는 절로 터져나오구요.
뮈렌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예요. 전망대 같은 것도 없어요. 대신 어딜 가나 깨끗하고 편안한 벤취들이 놓여 있어 맘껏 맑은 공기 마쉬며 쉴 수 있구요 귀여운 동네 고마들과 어울려 흙장난도 할 수 있어요. 또 마을 끝에 가면 알프스의 장관이 펼쳐지구요. 위를 쳐다보면(물론 그 날은 안개, 구름 때문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거대한 산들에 내가 둘려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야간열차며, 궂은 날씨 그리고 계속된 강행군으로 온 몸과 맘이 다 지쳐있었는데 뮈렌에서의 반나절이 모두한테 깊은 휴식을 준 것같다고 누가 그러더군요.비싼 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 융프라요흐 가는 것보다 그런 것들도 절약하면서 한번쯤 여행 중의 나를 돌아보고 신선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뮈렌에서의 일정이 다들 좋았데요.
혹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 보세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얻게되는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실거예요. 그렇게 맘 편히 조용조용 여행했던 기억은 처음이예요.
첨부하는 사진은, 뮈렌의 멋진 모습이 잘 담겨있는 것은 아니예요. 날씨 탓도 있지만 지금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들의 표정입니다. 오스트역에서 출발 할 땐, 다들 삶에 찌든 얼굴들이었어요. 다들 귀찮고 짜증이 잔뜩 난... 융프라요흐도 못가는데 그냥 잠이나 자자 하던 사람들의 표정이 이렇게 변했어요! 뮈렌의 매력에 흠뻑 빠진 환한 모습... 부러우실껄요~~~ ^.^ |